대형 트럭 주차 잔혹사 끝낸다… 방치된 유휴부지 활용한 혁신적인 주차 플랫폼
2026.09.28
💡 판교 창업존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산업 분야 유망 창업자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로, 현재 창업진흥원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경기혁신센터의 수준 높은 액셀러레이팅과 투자 유치 기회를 누릴 수 있어 창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 유니콘을 꿈꾸고 있는 입주기업 대표를 만나본다.
[2026 판교 창업존 입주기업 인터뷰 ①] 서대규 빅모빌리티(Big Mobility)
대표방치된 기업·민간 토지 활용해 차주·토지주·지자체 모두 만족
트럭 차주의 구원투수… 전국 65개 거점 확보하고 재결제율 95%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배송 서비스가 상시 작동하는 물류 강국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새벽 배송의 일상화 뒤에는 전국 도로를 누비는 452만 대의 상용차(Commercial Vehicle)와 화물 운전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거대한 물류 시스템의 이면에는 오랫동안 방치된 구조적 모순이 숨어 있다. 바로 상용차 주차 공간의 극심한 부재다.
전국 등록 차량 6대 중 1대가 트럭이나 버스지만, 이들을 수용할 공영 차고지 주차면은 전체 수요의 0.5% 수준인 2만 2,000면 남짓에 불과하다. 결국 하루 14시간 이상의 고된 운전을 마친 차주들은 매일 밤 길가 불법 주차로 내몰린다. 최고 50만 원의 과태료, 주차 차량 추돌 사고 시 금전·법적 책임, 주민 민원과 단속 공무원의 극심한 스트레스 등이 맞물리며 이 영역은 오랫동안 해결 불가능한 사회적 골칫거리로 굳어져 왔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낸 스타트업이 주식회사 빅모빌리티(Big Mobility)다. 빅모빌리티는 도시 내 개발이 지연되거나 방치된 대기업·민간의 유휴부지(Dead Space)를 발굴해 상용차 전용 주차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단순 주차장 운영을 넘어 출장 세차·정비·전기 트럭 충전까지 아우르는 상용 차량 전문 복합 서비스 플랫폼을 꿈꾸는 서대규 빅모빌리티 대표를 만나 상용차 모빌리티 시장의 혁신과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빅모빌리티의 주력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사명인 빅모빌리티는 트럭과 버스 등 덩치가 큰 상용차들을 위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주력 서비스인 트럭헬퍼(Truck Helper)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주차 공간 때문에 매일 밤 스트레스를 받는 상용차 운전자들을 돕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이다.
도시 내부나 외곽에 방치된 나대지, 공장용지, 창고용지 등 유휴부지를 토지주로부터 장기 임대해 10m가 넘는 대형 상용차가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는 전용 공간으로 조성한다. 모바일 웹 기반 플랫폼을 통해 차주들에게 집에서 10km 이내의 합리적인 전용 주차 공간과 지정 좌석을 매칭하고 월 정기 주차권을 판매하는 것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Q. 창업 히스토리가 궁금하다. 잘 나가던 대기업을 나와 이 사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Hankook Tire & Technology)에서 근무하며 2022년 회사 최초로 신사업기획팀을 신설했다. 당초 승용차 관련 사업을 구상했으나 오너 경영진으로부터 “상용차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상용차 시장 조사를 위해 물류 현장을 찾아가 화물 차주 12명을 섭외했고, 10여 일간 대형 트럭 보조석에 탑승해 하루 14시간씩 함께 먹고 자며 동승했다.
그때 운전자들의 진짜 눈물을 봤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가야 할 밤 10시가 넘은 시각, 집에 가지 못하고 주차할 공간을 찾아 도로변을 맴돌아야 했다. 결국 단속 위험이 있는 대로변에 위험하게 차를 대고 출퇴근하는 일상이 매일 반복됐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환경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겠다고 확신해 2023년 5월 창업에 나섰다.
Q. 국내 상용차 주차 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
우리나라 상용차는 약 452만 대에 달하며, 전체 등록 차량의 6대 중 1대를 차지한다. 쿠팡 등 커머스의 발전으로 물류량과 트럭 수요는 계속 늘어나지만 주차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대형 트럭에 달린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 약 65만 개 중 91%가 개인사업자다. 한국은 개인이 2억~4억 원에 달하는 차값을 매달 할부로 짊어지고 개별 운행하는 구조다.
정부는 영업용 차량에 대해 차고지 증명을 의무화하고 밤샘 불법주차 단속 시 과태료를 기존 20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까지 올렸다. 하지만 정작 주차할 공영 차고지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자체 공무원들 역시 주민 민원과 생계형 차주들의 강한 반발 사이에 끼여 담당자가 6개월~1년 만에 교체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공급은 막아두고 수요자만 처벌하는 이 모순된 시장을 민간의 아이디어로 풀고자 했다.
Q. 빅모빌리티의 솔루션이 환영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정확히 해결하는 3자 윈윈(Win-Win) 구조이기 때문이다.
첫째, 차주 입장에서는 과태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100% 지정 좌석제로 운영돼 퇴근 후 주차 공간을 찾아 방황할 필요가 없고 출퇴근용으로 타고 온 승용차와 맞교대 주차가 가능하다.
둘째, 토지주는 방치된 땅에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나 매출 분배 수익을 얻는다. 인근 주민들의 무단 농사, 유치권 행사 같은 리스크도 방지할 수 있다. 우리는 고정 건물을 짓지 않기 때문에 토지주가 개발을 시작할 때 즉시 명도해 주는 유연성을 자랑한다.
셋째, 지자체는 세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불법 주차 민원과 밤샘 교통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남양주시와의 민관 협력 MOU를 시작으로 적극 행정 우수 사례로 선정되는 등 지자체의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Q. 빅모빌리티가 지닌 독보적인 경쟁력과 진입장벽은 무엇인가.
주차 업계 최고의 베테랑들이 모인 ‘어벤저스 팀’이라는 점이다. 코파운더인 김영덕 이사는 나이스파크, GS파크 20년 경력의 국내 최고 주차장 개발 전문가다. 여기에 현장 운영팀, 기획 마케팅팀, 그리고 개발팀까지 완벽하게 구성했다.
우리는 3년간 직접 발로 뛰며 상용차 주차장 조성 및 무인 운영에 특화된 노하우를 축적했고 관련 핵심 특허 3건을 등록했다. 대형 주차 기업인 나이스인프라, 아마노코리아 등과 경쟁 대신 협업 MOU를 맺은 이유도 우리가 가진 고도의 고객 이해도와 현장 운영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론칭 3년 만에 전국 65개 주차장, 2,000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했고 재결제율 95%를 달성했다. 2025년까지 누적 매출 4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Q. 사업성을 인정받아 수상과 투자 유치 실적도 화려하다고 들었다.
민간 최대 창업 경진대회인 ‘정주영창업경진대회 2024’ 성장트랙 대상을 비롯해 ‘기아 스타트업 챌린지 2024’ 대상, ‘현대차정몽구재단 H-온드림 12기’ 최우수상을 휩쓸었다. 공공 영역에서도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과 경기도지사 감사장을 수상하며 공익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투자 유치 측면에서도 법인 설립 직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BonAngels Venture Partners)의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2025년 8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Smilegate Investment) 주도하에 본에젤스벤처파트너스, 소풍벤처스(Sopoong Ventures), 해외 VC인 알로이스벤처스(Alois Ventures) 등으로부터 22억 원 규모의 프리에이(Pre-A) 투자를 유치했다. KDB 넥스트원, IBK창공, 신용보증기금 둥지(Nest), 중기부 팁스(TIPS) 및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DIPS) 에도 선발되며 독보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Q. 향후 빅모빌리티가 그려갈 신사업과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오프라인 주차 거점을 기반으로 한 ‘커머셜 모빌리티 스테이션(Commercial Mobility Station)’으로의 확장이다. 5톤 이상 대형 트럭 운전자들의 평균 연령은 50대 초반으로 왕성한 경제력과 소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지정 주차장에 차를 대어 놓는 동안 출장 세차, 출장 타이어 교체, 출장 경정비, 요소수 공급 등 상용차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필요한 인프라 서비스를 벌크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나아가 정부 보조금 신설로 도입이 가속화되는 대형 전기 트럭을 위한 전용 충전 인프라 거점 역할도 우리가 선점할 것이다.
또한 경기도 토지의 11%를 차지하고 있는 개발제한구역 中 이미 훼손되어 방치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4~5등급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시티 규제 샌드박스를 추진하고 있다. 연말까지 전국 100개소, 향후 빠른 시일내 300개소(30만 평)까지 거점을 늘려 상용차 모빌리티 시장의 대체 불가능한 1등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
Q.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 기업으로서 이점은 무엇인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센터)는 빅모빌리티가 아이디어 단계에서 출발해 초격차 스타트업으로 고속 성장하기까지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자 플랫폼이 되어 주었다. 창업 초기 예비창업패키지를 경기센터를 통해 수행하며 기틀을 다졌고 이후 기후테크 스타트업으로 선발되어 밀착 멘토링과 자금 지원을 받았다. 특히 판교창업존의 우수한 사무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기업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를 얻어 사업 판로를 대폭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 지원과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깊이 있는 네트워킹은 스타트업이 초기 신뢰도를 형성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영역이다. 경기센터의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빠르게 전국 단위의 사업 확장을 이루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