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창업 리포트]②놀고 있던 땅을 주차장으로…유휴부지로 해결한 상용차 주차난
2026.09.16
단순 매장 확장을 넘어선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과 동아일보가 함께 발굴한 ‘임팩트 프랜차이즈’를 소개하고,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창업 모델을 살펴본다.
상용차(화물차·승합차·특수차) 운전자들이 하루 중에 가장 곤란한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주차장을 찾아야 할 때다. 대형 차량이 들어설 만큼 넓은 주차 공간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연히 넓은 부지를 발견해도 주차장이 아니어서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반면 넓은 땅을 보유하고도 지리적 여건 탓에 식당 등 일반적인 상업 시설로 개발하거나 임대하기 어려워 유휴부지로 방치 중인 토지주들도 있다. 이중 일부는 별다른 자산 없이 땅만 보유하고 있어 경제적 부담을 겪기도 한다.
주차 공간이 필요한 상용차주와 땅을 수익화하고 싶은 토지주. 이 둘 사이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있다. 2023년에 설립된 상용차 주차장 서비스 기업 ‘빅모빌리티’다. 유휴부지를 상용차 전용 주차장으로 조성하고, 차주에게 주차 공간을 판매해 토지주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하는 사업을 운영 중이다.
화물차에서 10일을 보내며 찾은 창업 기회
서대규 빅모빌리티 대표는 창업 전 타이어 기업에서 14년간 근무했다. 신사업기획팀장으로 상용차 대상 신사업을 준비하던 당시에는 상용차를 깊이 파악하기 위해 화물차주를 섭외해 10일간 동승했다. 상·하차부터 식사 및 주차까지 일과를 함께 보내던 중 예상치 못한 문제를 발견했다. 바로 주차장 찾기였다. 화물차주가 일을 마치고도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해 20분 이상 헤매는 날이 많았다. 이후 서 대표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용차 주차 공간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창업에 나섰다.
놀고 있던 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빅모빌리티가 주목한 건 유휴부지를 보유한 토지주였다. 방치된 땅을 상용차 전용 주차장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결과, 설립 3년 만에 전국 26개 도시에 65개 주차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중 44곳은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점이다. 땅을 임차해 주차장을 운영하고 매달 일정한 임차료를 토지주에게 지급한다. 나머지 21곳은 토지주와 함께 주차장 운영 수익을 나누는 제휴점이다. 빅모빌리티가 월매출의 20~30%를 로열티로 받고 나머지를 토지주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현재 빅모빌리티는 관리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제휴점을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토지주가 가맹 문의를 요청하면 빅모빌리티 담당자가 현장을 방문해 예상 수익성을 분석하고 가맹 사업을 소개한다. 계약이 체결되면 주차장 공사가 시작된다. 정식 오픈 이후에는 홍보, 고객 응대, 수금 및 정산 등의 핵심 업무를 본사에서 지원한다. 토지주가 초기 주차장 공사비를 부담하면 월매출의 20%를, 본사가 부담한 경우에는 30%를 로열티로 책정한다.
완공된 주차장은 빅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홈페이지형 서비스 ‘트럭헬퍼’에 등록된다. 트럭헬퍼는 상용차주들이 빅모빌리티의 주차장을 검색하고, 원하는 주차 구역의 월 정기권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65곳 주차장에서 1200대 이상의 트럭 및 버스 운전자가 정기 주차를 이용하고 있으며 주차장 매출의 대부분이 월 정기권 판매에서 발생한다. 서 대표는 “전체 상용차주 중 50~60대의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해 별도 설치할 필요 없이 바로 이용 가능한 웹 기반으로 트럭헬퍼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유휴부지에서 새롭게 만든 사회적 가치
빅모빌리티는 2024년에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운영하는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올해로 3년째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임팩트 프랜차이즈는 사회적 경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프랜차이즈화해 사회 문제 해결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업이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도 함께 만들어지도록 설계된 점이 핵심이다.
빅모빌리티는 2가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첫째, 유휴부지를 보유한 토지주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토지주 중에는 땅이 유일한 자산임에도 활용 방법을 찾지 못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고령층도 적지 않다. 빅모빌리티는 이처럼 방치됐던 유휴부지를 직영점·제휴점 형태의 주차장으로 개조해, 토지주가 임대료 또는 월 운영 수익을 얻도록 돕는다. 토지 크기와 위치에 따라 매출이 상이하지만 경기도권 약 3305㎡(약 1000평) 기준으로 평균 월매출액은 700~800만 원이다.
둘째, 부족한 공영 주차 인프라를 보완하는 동시에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빅모빌리티에 따르면 현재 상용차주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대형차 공영차고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서 대표는 “서울 및 경기권에서 운영 중인 공영차고지가 5곳뿐이며, 빅모빌리티가 이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차장 제공에 대한 환경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상용차주들이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불필요한 운행을 방지하고 연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함께 감소될 수 있다.
빅모빌리티는 향후 주차장을 상용차에 필요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타이어 교체 및 세차 등 상용차 관련 출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에 확보한 주차장으로 상용차가 모이는 만큼, 차량에 필요한 서비스까지 주차장에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서대규 빅모빌리티 대표는 “그동안 활용하기 어려웠던 토지를 ‘상용차 전용 주차장’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바꿔 토지주와 상용차주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단순한 주차장을 넘어 상용차주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모빌리티 스테이션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748533?sid=101